신나게 도로를 질주한다. 코스를 빠른 속도로 회전하면서도 마치 바닥에 붙어 가는 것 같은 그립감은 핸들을 쥔 손을 더욱 만족스럽게 한다. 앞서가는 차가 내 길을 방해한다면 악셀레이터를 발끝으로 살짝 눌러줌과 동시에 이미 그 차는 점이 되어버리는 쾌감을 느낀다. 그러나 깨어보면 내손에 쥐여진 열쇠는 7년된 국산 소형 세단이다. 아, 너무나 단꿈이었던가? 그러나 BMW신께서 드디어 금도끼를 내게 선물해 주신단다. 드디어 한국에 BMW의 프리미엄 소형 쿠페 120d가 런칭되었다. 국내에서 첫 출시되는 BMW의 소형차임과 동시에 후륜구동형, 거기에다 쿠페, 그리고 최근 친환경/경제적 차량으로 각광받는 디젤차량이라는 키워드까지 모두 갖추고 있는 120d는 2리터(정확히는 1,995cc) 직렬 4기통 엔진을 탑재하고 4,000rpm에서 최대출력 177마력을 발휘하며, 1,750∼3,000rpm에서 최고토크 35.7kg.m의 성능(i30 2.0리터가 143마력에 최대토크 19.0 kg.m이며, 로체 2.0리터가 163마력에 최대토크 20.1 kg.m가량이다. 동급디젤인 소나타 트랜스폼 2.0 VGT가 151 마력에 최대토크 32.0 kg.m 가량이니 무척 아쉽지만 터보차저가 없는 국산차로는 이미 쉽게 넘어서기 힘든 힘과 출력이다. 참고로, 터보차져가 장착된 비슷한 동력의 골프 휘발유모델인 GTi가 200마력에 최대토크 28.6kg.m가량이다.)을 낸다. 소형이라는 이 녀석은 한술더떠 제로백이 7.8초에 불과하며 권장하는 최고 안전속도는 226km란다. 작지만 강한 녀석이다. 국내에는 기본형/하이패키지/스포츠패키지로 나뉘며 차량가격은 각각 3,980만원, 4,170만원, 4,290만원으로 5시리즈에 비해 거의 반값, 3시리즈에 비해서도 수백~수천만원이나 저렴하단다. 이젠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된 BMW, 내 월급통장을 펼치고 계산기를 두들겨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