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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K5와 K7에 거는 기대치를 짐작하게 한 단서

토크&토크

by 핫스터프™ 2010. 5. 2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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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아자동차 K시리즈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기아자동차 K시리즈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곤 합니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얼마전 나온 기사에 따르면 사전예약만해도 1만 7000여대에 이르는데 이는 기아자동차 역사상으로도 가장 높은 수치에 해당합니다. 또한 K7의 경우 모기업인 현대차의 자존심이자 베스트셀링카인 그랜져의 판매량을 제치고(물론 이제 그랜져는 풀체인지업을 기다리고 있다는 시기적인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K5 역시 최장수 브랜드 중 하나인 소나타의 최신모델 YF소나타를 제칠 기세입니다. 기대하는 만큼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K시리즈는 국내에서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는 차량입니다. 물론 모든 라인업들이 다 소중하고 귀중하지 않겠냐만은 기아자동차에게 있어 K시리즈는 월드카로 제대로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모델라인업이기에 이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죠. 올 10월경 미국의 진출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K시리즈는 연말께엔 유럽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미 각 딜러들로부터 물량 확보 요청이 쇄도한다고 하니 K시리즈의 인기는 치열한 국제시장에서도 어느정도 인정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변화의 주축이 피터 슈라이어라는 점에서는 큰 이견이 없을 듯 합니다. 아우디 디자인 총괄 책임자에 이어 폭스바겐 디자인 총괄 책임자를 역임한 뒤 2006년 기아자동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에 올라선 그 시점부터 기아자동차의 변화가 감지되었으니까요. 제가 피터 슈라이어와 그 디자인팀, 그리고 기획팀 등 산하조직들을 칭찬하고 싶은 이유는 세가지입니다.

1. 기아자동차만의 정체성 확보
우리나라 자동차는 늘 정체성 부족에 시달렸습니다. 멀리서 불빛만 살짝 내비쳐도 그 차의 브랜드를 바로 알아챌 수 있는 정체성은 해외 수입차들에게 있어서는 가장 매력적인 인기 요소이기도 했습니다. 자동차라는 것이 단순히 소비재이긴 하지만 조금 돌려보면 부와 명예를 과시하는 중요한 아이템임을 감안할때 정체성이 불분명하고 그저 멋있는 디자인으로는 많은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힘듭니다. 정체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프론트 그릴입니다. 일례로 현대자동차도 나름 이 부분에 대한 정체성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나 페이스리프트될때마다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프론트 그릴의 모습, 특히 가로줄이 되었다가 세로줄이 되었다가 오락가락 하는 정체성은 그저 잔손질에 불과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넓게는 부품 유통사들에게도 혼란을 가져왔을 겁니다.

그런점에서 기아자동차의 변화는 꼭 필요한 변화였지만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일명 '슈라이어 그릴'이라 불리는 이 그릴은 호랑이 이빨에서 모티브를 따 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호랑이!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고 강인한 힘이 부족한 늘 동생같은 기아자동차가 갑자기 몸짱이 된 느낌을 전합니다. 기아자동차는 이 그릴디자인을 세심하게 다듬으며 하나의 정체성으로 확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덕분에 요즘 기아자동차는 과거처럼 약한 모습이 아닙니다.

2. 과감한 디자인의 개혁
우리나라 자동차들은 과거에 비해 성능이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실제로 어줍잖은 수입차들에 비해 옵션과 성능 등에 대해서는 호평을 받기도 합니다. 물론 내수차량과 수출차량간의 내구성 문제가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이 매우 아쉽지만 자동차의 역사가 해외에 비해 턱없이 짧은 국내 차량이 이 수준까지 올라간 것은 분명 칭찬할 일입니다. 그러나 너무 소극적이었다랄까요? 연비나 실내디자인에 맞춰진 디자인을 선보이느라 디자인적인 부분에서 뻥튀기가 심한것이 현실이었습니다. 탄탄한 바디와 깐깐하고 세밀한 디자인으로 잘 짜여진 하나의 건축물을 보는 듯 했던 수입차량에 익숙한 해외 소비자들은 국산차를 보며 작아빠진 휠하우스와 볼륨, 그리고 디테일에서 비아냥 거리는 모습도 종종 발견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물론 연비나 실내 공간의 손실도 그리 크지 않게 말입니다. (이 부분을 포기하면 많은 고객들이 떨어져 나가는 현실이 조금 아쉽습니다.) 예전보다 디테일면에서 많이 좋아졌고 또 볼륨감이나 선의 사용이 꽤 우아하고 날렵합니다. 그져 프레스로 쿵쾅 찍어 물고기 배처럼 만들던 문짝도 이제는 미려한 라인이 쉽게 들어갑니다. 기술과 디자인의 발전이죠.

특히 기아자동차의 요즘 모습은 슈라이어의 합류와 함께 선과 면을 잘 가지고 노는구나 라는 인상을 들게 합니다. 사실 모든 제품은 선과 면의 조합입니다. 그러나 이걸 잘못 만들면 그저 박스가 되고, 잘 만들면 멋진 모형건축물이 됩니다. 이는 디자이너들의 역량에 달려 있는 것이죠. 제 생각엔 이런 역량의 중심에는 슈라이어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기존 경영진과의 디자인 화두를 완벽히 차단하고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덕분에 요즘 기아자동차는 컨셉트카가 튀어나온 듯 한 인상을 심어줍니다. 소비자들은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차가 나오는구나'라는 찬사가 이어집니다. 마케팅에서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우매하다는 표현을 합니다. 하지만 세계 그 어느나라보다 새로운 것을 빨리 받아들이는 한국 소비자들의 내면엔 이미 이런 기대심이 작용하고 있었고, 기아자동차는 그 도화선을 지핀것으로 생각합니다.

3. 차별적인 모델네임의 확보
제품에 있어서 브랜드의 역할은 열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브랜드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닐 뿐더러 변수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아무리 계획을 잘 세워도 의외의 방향으로 튀어가기 십상입니다. 우리나라 자동차는 해외 수입차에 비해 이 브랜드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와는 달리 해외 모델은 아반떼 대신 엘란트라로, K5대신 옵티마로 나가게 됩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을 해 봅니다. 최근 가장 강세를 보이는 것은 독일차량들입니다. 독일차량은 전반적으로 독특한 코드를 갖고 태어납니다. 대신 몇세대라는 코드를 더 붙이죠. 예를들면 아우디의 A4나 A6 등은 과거 수십년전에도 A4, A6였고, 폭스바겐의 골프 역시 mk라는 코드만 바뀌었을 뿐 그 큰 브랜드네임은 그대로 유지가 됩니다. 그런점에서 돌아보면, 수십년간 사람들에게 각인된 브랜드 VS 10년전 출시한 브랜드, 과연 어떤 브랜드가 유리할까요? 굳이 정답을 말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물론 K5나 K7이 아우디 출신의 슈라이어 부사장이 A4와 A6를 넘어설만큼의 능력을 발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혹자는 카피라고 할 수도 있겠구요. 하지만 국내 어떤 자동차도 과감히 도입하지 못한 이런 코드를 넣었다는 것은 그만큼 누군가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을 거란 생각을 해 봅니다.

전 일간지를 받아보곤 합니다. 온라인에서도 잘 되어 있지만 슥슥 잘라서 스크랩하는 재미와 줄쳐가며 읽는 묘미를 버리기 싫어서 입니다. 그리고 얼마전 기아자동차 K시리즈와 관련된 광고지를 하나 발견해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그 경험을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기아자동차가 K시리즈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기대하는지 확인하실 수 있을겁니다.


신문 안에 이런 광고지가 끼어져 있습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K시리즈에 대한 광고인 모양입니다. 다른건 다 빼고 K 하나만 딱 나옵니다. Korea의 K라고 느낄수도, KIA의 K라고 느낄수도 있겠습니다.


뒤로 휙 돌려봅니다. K5가 잘려서 보입니다. 한면이 아니었던 게죠.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이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반을 폅니다. 이제야 뭔가 좀 보이네요. 역시 디자인의 능력을 발휘하는 만큼 디자이너로서 모범이 될만한 차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국내 광고에서 이런 디자인적인 강조는 역시 기아자동차 답구나 싶습니다.


으잉? 다시 반이 펴집니다? 소위말해 3장으로 구성된 겁니다. 제가 J일보를 보는데 이 J일보가 일반 신문보다 작은 타블로이드지 크기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이런식의 광고는 쉽게 보기 힘든 수준입니다. K5의 전체적인 모습이 보입니다.


뒷면으로 돌려봅니다. 이번엔 K7이 보입니다. 이것저것 없이 전면 후면 딱 한장의 이미지로 잘 설명을 해내고 있네요.


제작은 이렇게 했습니다. 거대한 윤전기에서 한장만 길게 만드는 것은 어려울터, 이러첨 별도로 한장을 덪대어 붙혔습니다. 재미있는 발상입니다. 더불어 비용도 꽤 많이 지불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가진 장우산과 비교해 봅니다. 아주 광활합니다. 지면이 가진 이점은 온라인보다 실제 체감되는 느낌이 더 와 닿는데 있습니다. 일례로 온라인 잡지와 일반 잡지간의 비교를 해 보면 일반 잡지의 제품이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데요(이런 점이 우리가 종이로 된 뭔가를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이유인가 봅니다.) 이처럼 방대한 크기의 사진은 시원스러운 뽐뿌질을 자행하기에 충분한 느낌이 듭니다 -_-;

여튼 총 3장에 이르는 광고, 그리고 그 속에 담은 기아자동차의 두 히트 형제들, 거기에 담은 기아자동차의 의지! 여러모로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기아자동차가 K5와 K7에 거는 의지를 확인함과 동시에 다시금 향후 나올 에쿠스급의 K9에 대한 기대치도 생기게 합니다. 여타 대형 신문에는 어떤식의 광고가 나오는지 급 궁금해 집니다. 혹시 보신분이 계시다면 말씀 해주시면 좋겠네요.

글/편집 : http://hotstuff.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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